Page 22 - 고경 - 2016년 3월호 Vol.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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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안거 때는 새벽과 저녁 정진에만 동참하고 있다고 한

         다. 그렇다고 해서 수좌로서의 책임까지 놓은 것은 아니다.
         공부를 막 시작한 젊은 스님들을 중심으로 공부 점검을 계속
         하고 있다.
           “안거의 절반이 지나면 첫 보름동안 3인 1조로 대중이 석참
         (夕參)을 했습니다. 또 그 다음 보름은 자율 석참을 했어요. 그

         래도 묻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은 마지막 보름동안 시간을 잡
         아 면담을 합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하.”

           주로 무슨 질문을 받느냐고 여쭙자 “공부 얘기가 많다.”고
         스님은 귀뜸했다.
           “자기가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화두가 잘 안 들릴 때
         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화두공부를 잘 할 수                                                                 적명 스님에게 인사를 올리는 불자들

         있는지 등 실참(實參)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공(空)과 연기(緣
         起)와 같은 교리를 묻는 사람도 많아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                                    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냐
         서는 최대한 자세히 얘기를 해 주려 합니다.”                                             고요. 그랬더니 노장님들이 하나 같이 정말 죽을힘을 다해
           간화선 수행자들 사이에서 ‘점검’이 사라졌다고 하는 말들                                     정진을 하고 싶다고 하더래요. 저도 나이가 들어보니 젊었을

         이 많지만 봉암사는 예외였다. 이렇게 점검이 가능한 것은 적                                     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봉암사든 어디든
         명 스님이 든든한 산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 있는 곳에서 항상 열심히 수행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스님이 선원의 어른으로서 동안거를 마치는 대중들에게 가                                          인터뷰는 선원 안팎의 현안으로 이어졌다.
         장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나이 들은 중이 젊은 사람들한테 당부할 일이라면 정진                                        ● 깨달음은 불이(不二)

         열심히 하라는 얘기밖에 할 것이 없어요. 예전에 해인사 일타                                       먼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깨달음 얘기부터 꺼냈다.
         스님이 선방에 다니면서 제방의 어른스님들에게 여쭈어 보았                                         “깨달음은 깨달음입니다. 하하. 깨달음의 내용은 불이 (不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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