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17년 2월호 Vol.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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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의 네 가지 의미







          글 : 서재영










            불교하면 공사상(空思想)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2017년 고심정사 불교대학의 발전을 염원하는 원택 스님과 불자들
          로 공사상은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이자 존재의 실상을 설명
          하는 교설이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공이라고 하면 눈앞에 아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지는도다.  무것도 없는 ‘텅 빔’만을 떠올린다. 모든 존재의 실상은 실체

 문득 한 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  가 없는 ‘텅 빔’이 맞지만 그렇다고 공을 ‘아무 것도 없음’으로
 청산은 예대로 흰 구름 속에 섰네.  만 이해하는 것은 극단에 치우친 변견이다. 공의 관점에서 보

          면 모든 존재는 개체라는 실체가 없이 수많은 조건에 의해 직
 많은 대중들이 오간 백련암은 말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조된 관계의 산물일 뿐이다.
 있었다. 1만배에 동참한 한 불자가 던진 말이 귓전을 맴돈다.   존재에 대한 설명은 종교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그래
 “108배든 삼천배든 1만배든 절을 하는 심정으로 정치를 했  서 온 우주를 법계연기 (法界緣起)라는 하나의 관계망으로 설
 다면 작년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  명하는 화엄종에서도 공은 중요한 개념으로 채용된다. 공을
 들이 좀더 하심 (下心)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길 기대해 봅  설명하는 법장의 교설 중에 하나가 바로 ‘진공사의 (眞空四義)’

 니다.”     이다. 공의 참다운 의미에 대해 네 가지로 설명하는 교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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