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17년 3월호 Vol.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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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도구다. 포단(蒲團)은 좌선할 때 깔고 앉는 방석, 곧
좌복을 가리킨다. 여하간 수행에 필요한 물건들이 폭력에 사
용되고 있는 셈이다. 용아는 아파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
다. 결코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달마의 무심 (無心)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것이다.
작용즉성 (作用卽性)은 조사선을 관통하는 정신이자 생활방
식이다. 움직이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바로 부처의 성
품이라는 의미다. ‘부처님처럼 웃고 울 줄 아니까 우리도 부처’
라는 절대평등의 논리가 성립할 수 있는 근거다. 아프면 아프
다고 말하는 게 부처의 마음이지 안 아픈 척 참고 있는 것이
반야(般若)는 아닐 게다. 참으면 병이 되거나 끝내 살인이 된다.
구태여 봄이 왔다고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숲은 알아서 봄
성철 대종사 탄신 기념
을 맞아들인다. 봄이 그냥 오듯 꽃도 그냥 핀다. 반면 사람은
7일7야 참선정진법회
명당을 찾아 헤매다가 때를 놓치거나 뜬금없이 겨울에 피겠
다고 야단들이다. 선판으로 맞아서 쑤시든 포단으로 맞아서
불쾌하든, 모든 아픔은 꽃이다. 금방 진다. 3월 9일~3월 16일, 산청 겁외사 성철스님기념관
우리 곁에 오신 부처 성철 큰스님 탄신 105주년을 맞아 큰스님
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신심(信心)과 원력(願力)을 다지는 참선정
진법회를 진행합니다.
장웅연 _ 집필노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조사선(祖師禪)에 관 불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한 수업을 몇 개 들으며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불교신
문 장영섭 기자’가 그다. 본명과 필명으로 『길 위의 절(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
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선사들의 공부법』, 『떠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등의 책을 냈다. 최근작
은 『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 문의 : 산청 겁외사 055-973-1615
● 고경 2017.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