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7년 8월호 Vo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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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오염시킬 수 있는가

            그럼 이쯤에서 『명추회요』에 나온 『보초삼매경』 「결호의
          품」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이에 아사세왕이 유수보살에게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유수보살이시여, 저의 의심을 풀어주소서.”

              유수보살이 대답하였다.
              “대왕의 의심은 항하의 모래알 수와 같은 불세존께서도
              풀어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때 대왕은 스스로 살펴보아도 구제할 방법이 없자 낙
              담하여 앉은 자리에서 굴러 떨어지니, 마치 큰 나무가 꺾
              여 땅에 쓰러지듯 하였다.


            아마 아사세왕은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깊은 죄책감에서
 죽게 만들었다. 왕이 된 아사세는 인근의 작은 나라들을 병  구제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유수보살에게 물어보려고 했

 탄하였고, 그 위세가 사방을 진동시켰다. 다만 아버지를 죽인   던 것 같다. 그런데 유수보살은 다짜고짜 그런 의심은 아무리
 죄로 온 몸에 부스럼이 생겨 고통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  많은 부처님이 계셔도 풀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로 그는 부처님 앞에서 참회하였고,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이  이 말이 아사세왕에게는 청천벽력같이 들렸던 것 같다. 얼마

 후에는 불교 교단의 호법자(護法者)가 되었다고 한다. 아사세  나 낙담했으면 한 나라의 왕이 그 자리에서 굴러 떨어졌겠는
 왕이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죽  가. 그런데 사람은 늘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방의 말씀을 듣기
 이고, 주변 국가를 두루 정복하여 인도 통일의 초석을 다지긴   때문에 상대방이 말한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보기 힘
 했지만, 그 마음 밑바닥에는 늘 아버지를 죽였다는 깊은 죄책  든 상황이 자주 생긴다. 위의 상황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이런 상태의 아사세왕이 『보초  에 가섭존자가 중재로 나선다.

 삼매경』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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