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7년 9월호 Vol.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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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소각하려는 것 갓하서 마츰내 불이 붓지 안느니                                      인간은 정신상 기멸 즉 번뇌망상이 잠시도 쉴 수 없서 무슨

             라.” (身心[21a]語言悉皆斷滅 終不能至彼之親證所現涅槃 何況能                               생각이든지 연속(連續) 부절(不絶)하지만은 무심위에 들어가
             以有思惟心 測度如來円覺境界 如取螢火燒須彌山 終不能著 - 『원                                 면은 그 연속 부절하든 정신상 기멸이 전연 발생하지 않고 적
             각경』) 9)                                                           연 (寂然) 무위(無爲)한 정지상태에 있는 것이다.
                                                                                 여차(如此) 무심상태는 일시적이 안이요 한번 진무심위(眞

                                                  10)
           원래 불교에서는 인간의 일체 정신 활동 상태 를 삼위(三                                     無心位)에 들어가면은 영원토록 이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位)으로 분류한다. 제일(第一)은 진여위(眞如位)니 불(佛)이 친                                    제일  진여위라 함은 이 무심위에서 또 일층(一層) 더 심입
                                                                                     13)
         증(親證)한 곳이오, 제이(第二)는 무심위(無心位)니 대보살의 경                                  (深入)한 단계이라서 유심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무심위에
         계오, 제삼(第三)은 유심위(有心位)니 일체 중생의 보통 정신                                    서도 절대로 [22a] 상상도 할 수 없는 구경(究竟)단계이니 여기

         상태이다.                                                                 에서 비로소 우주의 실체 즉 진여를 파악하게 됨으로 진여위
           제삼 유심위는 기멸 (起滅) 부정(不定)하고  착란(錯亂) 계속                                 라 명칭하게 되는 것이다.
                                             11)
         한 보통 인간의 정신 상태임으로 누구든지 이해하기 용이하
         다. 제이 무심위는 보통 인간이 각지 (覺知)하고 경험할 수 있는
         정신상 활동이 전연 정지 상태에 들어가서 목석 (木石)의 무심

         상태와 동일하다. 그러나 목석과 근본적으로 상[21b]이함은                                     13)  스님의 친필 원고에는 ‘三’으로 되어 있지만 내용상 ‘一’로 읽었다.
         무심위에 들어가서도 모든 정신생활은 정상 인간과 조금도
         다름없이 계속함이다.

           그럼으로 이 무심상태는 오즉 자기 자신만이 인식할 뿐 외
         인 (外人)은 절대 규지(窺知)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보통
                               12)



         9)  『大正藏』 17, p.915c.
         10)  스님의 친필 원고에는 ‘能’ 자로 되어 있지만 내용상 ‘態’로 읽었다.                          최원섭    _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
                                                                               구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구센
         11)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짐이 일정하지 않고”
                                                                               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외래강사.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에 관심
         12)  “엿보아 앎”                                                          을 두고 있다.


         ● 고경                                           2017. 09.                                                                40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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