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17년 10월호 Vol.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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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224호, 1967년 11월 26일 2면                                       고 대성 (大聲)으로 “종미명(鐘未鳴) 고미타(鼓未打)어늘 탁발향

                                                                               십마처거 (托鉢向什麽處去)오” 하니, 덕산이 무일언반사(無一言半
           금주의 설법
                                                                               辭)하고 저두귀방장(低頭歸方丈)하였다.
           결제법어초(結制法語抄)                                                          암두가 그것을 전문(傳聞)하고 “대소덕산(大小德山)이 불회말

                                                                               후구(不會末後句)라”고 갈파하였다. 덕산이 암두를 불러 문책
           상당(上堂)하여 염주장(拈拄杖)하고 양구(良久)에 운(云)하                                   하기를, “이불긍노승야(爾不肯老僧耶)아” 하니, 암두가 밀계기의

         되, “야임마(也恁麽) 야임마(也恁麽)하니 천붕지괴일월흑(天崩地                                   (密啓其意)하였다.
         壞日月黑)이요 불임마(不恁麽) 불임마(不恁麽)하니 조비토주추국                                      덕산이 명일 (明日) 상당(上堂)에 과여심상(果與尋常)으로 부
         황(鳥飛兎走秋菊黃)이로다. 와력(瓦礫)이 개생광(皆生光)하고 진                                   동(不同)이었다. 암두가 무장대소운(撫掌大笑云) “차희노한(且喜

         금(眞金)이 변실색(便失色)이라, 황두(黃頭)는 퇴삼천(退三千)하                                  老漢)이 회말후구(會末後句)나 지득삼년(只得三年)이라” 하니 과
         고 벽안(碧眼)은 암점두(暗點頭)로다. 회득즉칠전팔도(會得則七                                    연 덕산이 3년 후에 천화(遷化)하였다.
         顚八倒)요 불회즉삼두육비(不會則三頭六臂)니 자마자마(作麽作                                        이것이 종문(宗門)의 향상아조(向上牙爪)인 유명한 ‘덕산탁
         麽)오. 홍하(紅霞)는 천벽해(穿碧海)하고 백일(白日)은 소수미(繞                                 발화(德山托鉢話)’이다. 여기에 사개난점(四箇難點)이 있으니 첫
         須彌)로다.                                                                째, 조석 (祖席)의 영웅이라는 덕산이 어찌 설봉의 일언(一言)에

           어차(於此)에 구정문정안(具頂門正眼)하면 장부능사필(丈夫                                     저두귀방장(低頭歸方丈)하였는가? 실로 덕산이 대구(對句)할 능
         能事畢)이라, 변견불조(便見佛祖)의 전기대용(全機大用)이어니와,
         기혹미연 (其或未然)이면 갱유제이표악수(更有第二杓惡水)하여

         살재제인두상(撒在諸人頭上)하리라.”
           고래(古來)로 조석(祖席)의 영웅은 임제(臨濟) 덕산(德山)이
         라 하는데 임제 덕산은 실로 천고(千古)의 대안목(大眼目)임은
         총림의 정론(定論)이다. 그중의 덕산이 양대 제자를 두었으니,
         그는 유명한 암두(岩頭) 설봉(雪峰)이다.

           덕산회상에서 일일 (一日)은 공양이 늦었는데 덕산이 발우를
         들고[托鉢(탁발)] 나왔다. 반두(飯頭)인 설봉(雪峰)이 그것을 보



         ● 고경                                           2017. 1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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