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17년 10월호 Vol.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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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如何若何)하고 변상신실명(便喪身失命)하는 것이니, 막장한학

                                                                               해 (莫將閒學解)하여 매몰조사심(埋沒祖師心)하라. 사량분별(思量
                                                                               分別)인 유심경계(有心境界)는 고사(姑捨)하고 허통공적(虛通空
                                                                               寂)한 무심심처(無心深處)에서도 그 진의는 절대로 모르는 것
                                                                               이요, 오직 말후뇌관(末後牢關)을 타파하여 확철대오(廓徹大悟)
                                                                               하여야만 고인(古人)의 입각처(立脚處)를 아는 것이다.

                                                                                 이 공안을 바로 알면 모든 불조(佛祖)의 공안을 일시투득
                                                                               (一時透得)하여 출격대장부(出格大丈夫)로서 금강보검(金剛寶劒)
                                                                               을 높이 들고 횡행천하(橫行天下)하여 살활자재(殺活自在)하는

                                                                               것이니 기불쾌재 (豈不快哉)아!
                                                                                 승문허당(僧問虛堂)하되 “탁발귀방장의여하(托鉢歸方丈意如
                                                                               何)오?”
                                                                                 답 “귀매천매 (貴買賤賣)니라.”
                                                                                 문 “불회말후구차여하(不會末後句且如何)오?”

                                                                                 답 “요시장(閙市裏)에 타정추(打靜椎)니라.”
                                                                                 문 “밀계우자마생 (密啓又作麽生)고?”
                                                                                 답 “귀도곡불도장(鬼搗穀佛跳墻)이니라.”
         력이 없었을까, 또한 타의(他意)가 있는가? 둘째, 덕산이 과연                                     문 “차일부동차희회말후구여하(次日不同且喜會末後句如何)

         말후구(末後句)를 몰랐을까? 말후구도 모르고 어찌 조사 노릇                                     오?”
         을 하였을까? 셋째, 밀계기의 (密啓其意)라 하였으니 무슨 말을                                     답 “도창(刀瘡)은 이몰(已沒)이어니와 악언(惡言)은 난소(難
         하였을까? 넷째, 덕산이 암두의 지시로 말후구를 알고 암두의                                     消)니라.”
         수기를 받은 것일까? 그러면 암두는 덕산보다 몇 배 더 나은                                       승문도림 (僧問道林)하되 “저두귀방장의여하(低頭歸方丈意如
         대조사가 아닐까?                                                             何)오?”

           이 공안은 짐독(鴆毒) 비상(砒霜)과 같아서 불문여하약하(不                                     답 “분전변화(奔電迸火)니라.”



         ● 고경                                           2017. 1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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