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7년 11월호 Vol.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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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찾거나 스님을 만나러 온다면 만나 줄 수 없다는 게 성
철스님의 신조라는 것이다.
수좌는 “사경 (死境)에 이른 암환자와 소아마비환자가 삼천
배 친견을 하고 회생한 예도 있다.”고 귀띔해줬다.
삼천배는 수행보살의 경우는 6 내지 7시간 걸리지만 보통
사람은 15~24시간이 걸리기는 물론 무릎이 벗겨지고 심할
경우는 몸살까지 난다는 것이다.
5・17 전 정계 거물이었던 K모씨, 재계의 G모씨 등이 스님
을 친견하려다 ‘삼천배’ 관문에 걸려 좌절하고 말았다는 이야
기도 상당히 퍼져 있다.
그래서인지 성철스님은 자신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예불
때 1백 8배를 꼭 지킨다. (이런저런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기다리기
반나절-. 기자가 수좌에게 삼천배를 지금부터 시작하겠으니 법당 문을
좀 열어달라고 했더니 난색을 보이며 말머리를 딴 곳으로 돌린다.)
다음은 그 유명한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참선 이야기였다.
20여 년 전 대구 팔공산 파계사(把溪寺)에서 8년 동안 자신의
거처 주위에 철조망을 치고 일체의 외인 출입을 금지시킨 채
잠도 앉은 채로 자면서 수도했다는 성철스님의 수행경력은 현
존 노장 스님님 가운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기록이다.
원래 선을 주로 했지만 이 시기에 경전에 관해서도 많은 연
다온 수좌의 답은 일단 ‘부(否)’였다. (느긋이 마음먹고 선사의 신 구를 했다는 것이다.
변 일화에 관한 수좌와의 한담을 시작했다.) 성철스님을 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주로 화두를 받거나 참
친견 전제조건으로 통상 해인사 큰절이나 백련암 법당 부 선공부에 문의가 있어 오는 선방 수좌들이다. 물론 이들도 삼
처님께 하게 마련인 3천 번의 절은 그만한 신심 (信心)도 없이 천배를 해야 하지만, 문의 수좌들에게는 예외가 적용되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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