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7년 11월호 Vol.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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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기꺼이 만난다. 그러나 일반 학승들은 데, 단골병원은 ‘가톨릭’ 성모병원과 서울대부속병원-.
좀처럼 친견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 공양은 모두 무염식 (無鹽食)으로 마련하는데 반찬은 주로
새벽 3시에 기침, 밤 9시 취침 때까지의 일상생활은 3평 남 기름만 넣은 콩졸임, 삶은 당근, 시금치, 버섯, 나물 등이다.
짓한 염화실에 머물면서 독서와 법문 준비, 선실의 수좌(6명) 무염식은 원래 젊었을 때 성격이 괄괄해 공부를 하기 위한
지도 등이다. 법문은 하안거 (음력 4월 15일~7월 15일), 동안거(음 안정을 얻고자 시작했던 ‘생식’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력 10월 15일~다음해 1월 15일)의 결제기간 중 총림에 내려가 매 옷은 장삼・가사는 물론 이불・요의 홑이불까지도 모두 광
월 보름과 그믐날 두 번씩 꼭 한다. 목에 먹물을 들인 것들이다.
법문은 언제나 자신이 직접 준비하고, 심리학, 물리학 등 최 일제 때 진주중학을 졸업하고 바로 출가한 성철스님의 외
신 학문까지 곁들여 내용을 새롭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언젠 국어 실력은 전적으로 독학에 의한 것.
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를 원용했던 성철스님의 법문은 해인사에서 가까운 산청이 고향이지만 출가 후 속세와는
승속 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일이 있다. 모든 인연을 끊어 간혹 찾아오는 친척들도 전혀 만나지 않는
최근 법문 내용은 주로 윤회의 ‘내세관(來世觀)’에 관한 것. 다는 것이다.
내세의 확신을 강조하는 그의 해인총림 법문에는 원근을 가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불심으로 이왕에 종단 위기를 극복하
리지 않고 신도들이 찾아와 녹음까지 해 간다는 것이다. 고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나섰다면 이 기회에 하화(下化)의
‘룸비니’ 총부 총정 (總正)이기도 한 성철선사는 ‘룸비니’ 대 법문 하나쯤은 들려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수좌를 다그쳐
학생들을 친견할 때면 늘 ▶물질적・정신적・육체적으로 남을 봤다. 안 되면 서면 (書面)회견이라도 이뤄지게 해달라고 원고
도울 것, ▶매일 예불할 것, ▶화두를 참구할 것 등을 당부한 지에 몇 개 항의 질문을 적어주었다.
다는 것이다. 스님을 뵙고 나온 수좌의 답은 “종정직을 수락한 것은 자신
선실 옆의 서고인 장경각에는 각종 도서 5천여 권이 장서 의 이름이라도 빌려주어 종단이 잘 되고 불교가 중흥할 수 있
돼 있고 보는 책은 자신이 직접 가져오고 갖다 둔다는 것이 다면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에서였고, 종정이 됐다 해서 지금
다. (친견을 다시 간청할 틈도 없이 점심 공양을 하게 됐고 화제는 스님 까지 지켜온 생활의 궤를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전갈이었다.
의 사생활로 이어졌다.) (경외심을 가져야 할지 ‘항변’을 해야 할지 착잡하기만 했다. 일단 공인
해인총림 밖을 거의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성철스님 으로 나섰으면 사[私]를 조금쯤 희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시 수좌에
은 건강 ‘체크’를 위해 1년에 한 번 정도 상경하는 게 고작인 게 졸라봤다. 끈질긴 기자의 간청에 시달려온 수좌는 스님의 종단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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