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7년 12월호 Vol.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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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종정의 법어를 대독했다. 이성수 총무원장은 취임사를   정도 문도들에게 설법하기 위해 해인사 대웅전에만 모습을 보

 통해 “재임중 사원 건립보다 사람 만드는 불사에 힘쓰겠다”고   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백련암에만 칩거하며 문외불출(門外不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태고종의 정두석 종정이 참석, 축사를   出), 외인(外人)들의 심방도 사절하는 그의 평소 생활태도가 취
 하기도 했다. 취임식에서 낭독된 이성철 종정의 법어는 다음  임식마저도 사양한 것이다.
 과 같다.      또 종정의 취임식 불참은 혹시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  까 하고 기대하며 신임 종정의 법음을 듣기 위해 조계사 대웅

 다.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  전에 몰려든 신도들을 실망시키기에 족했다. 종정이 취임식에
 이다.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시회대중(時會大  불참한 것을 놓고 참석자들은 두 가지 엇갈린 의견들을 내놓
 衆)은 알겠느냐?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동아일보> 1981년 1월 21일 10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

 - 짤막한 법어 … 조계종정 불참한 취임식


 20일 오전 전 불도(佛徒)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열린 조
 계종 7대 종정 및 총무원장 취임식 자리엔 정작 윗자리

 를 잡아 참석해야 할 종정은 식에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
 는가 하면 오히려 그동안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지내던
 태고종 종정이 식에 참석해 축사까지 하는 등 ‘진경 (珍景)’
 을 보여 불교계의 화제가 됐다.



 우선 종정 취임식에 주인공인 종정이 참가 안 한 것은 조계
 종 사상 처음 있는 일. 해인사 백련암에 머물며 한 달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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