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고경 - 2018년 2월호 Vol.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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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고경총서로 만나는 스님 이야기

           내걸고 1947년 가을에 도반들과 더불어 봉암사 결사를 실행

           하신 지 70년, 1967년 해인총림이 설립되어 초대 방장으로 추
           대되시고 백일법문의 사자후를 표효하신 지 50년이 되는 해였
                                                                                             선종 제2조 혜가(慧可)
           습니다.
             이러한 뜻 깊은 해를 맞이하여 ‘선림고경총서’ 30책 37권 중
                                                                                             정리│편집부
           에서 22책 20권으로 정리하여 ‘성철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
           어록’이라 이름하여 2~3년 안에 순차적으로 발간하기로 원을

           세우고 출간 중에 있습니다. 30대 이하의 세대가 한글전용세대
           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 한문 원문을 삭제하고 쉽게 자세한 주
                                                                                             ○●○
           를 붙여 이해를 돕고자 하였습니다. 참선에 대한 기본적인 인
                                                                                                          신광(神光)은 자주(磁州) 사람으로 마음이 넓고
           문학 서적이 부족한 현실에서 참선을 안내하는 귀중한 마중물
                                                                                             뜻이 높은 사람이었다. 유학(儒學)을 하면서 많은 책을 널리 읽
           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었고 현묘한 도리를 잘 논하였는데 한번은 이렇게 탄식하였다.
             이 책들과 더불어서 성철스님의 『임제록 평설』을 출간하여
                                                                                               “공자와 노자의 가르침은 법도와 규범에 관한 것이며 불교의
           봉암사결사 70년과 해인총림 설립 50년을 기념할 수 있게 되
                                                                                             경론도 묘한 도리를 다하지는 못했다. 요즘 듣자니 달마(達磨)
           었음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대사가 소림사(少林寺)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는데, 도인이 멀지
             큰스님께서 후생들을 위해서 남기신 노력들이 지혜의 큰 샘
                                                                                             않은 곳에 있으니 거기 가서 현묘한 경계에 도달해야 되겠다.”
           이 되어서 사바세계의 곳곳에서 대지를 적시고, 한 그루 큰 나
                                                                                               마침내 그곳으로 가서 새벽에서 밤까지 찾아뵈었으나 대사
           무가 되어 천하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납자들                                                  는 단정히 앉아서 벽만 마주보고 있을 뿐이었다. 스승의 가르
           이 칠엽굴에 오르는 길을 가득 메우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침이라고는 한마디도 듣지 못하자 신광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

                                                                                             하였다.
                                                                                               “옛사람은 도를 구하기 위해 뼈를 두들겨 골수를 냈고 몸을

                                                                                             내던져 게송을 들었다 하니 옛사람도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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