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18년 2월호 Vol.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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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오래된 미래
이상의 논의를 통해 『구사론』의 선정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선정은 사선의 각 단계를 차례로 닦아가는 과정에서 발
삼매와 지관의 관련성 생하거나 소멸하는 요소를 아우르며 동시에 지 (止)와 관(觀)이
균등하게 작용한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이 발생한다. 지난 호 연재에서
글│명법 스님(구미 화엄탑사 주지) 살펴보았던 것처럼 ‘심 (尋, vitarka)’과 ‘사(伺, vicāra)’라는 마음의
작용이 사선정 (四禪定)에서 작용하는데, 어떻게 한 가지 소연에
전념하는 삼매의 의식 상태와 조화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이
○●○ 다. 또한 『구사론』에서 지적하듯이 선정의 본질적 가치가 ‘진실
지난 호 연재에서 살펴보았듯이 선정은 삼매와 한 앎’에 있다면 어떤 대상도 지향하지 않는 의식의 상태가 어
연관하여 이해된다. 삼매는 ‘심일경성 (心一境性)’, 즉 ‘마음이 대 떻게 앎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상에 (몰입하여) 하나가 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구사론(俱舍論)』 심일경성 (心一境性)이라는 집중된 의식상태는 마음을 넓은
에서는 한 가지 소연 (所緣)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범위로부터 특별한 하나의 인식대상으로 좁혀가는 주의기울임
의미에서 삼매는 사마타적인 속성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의 과정이다. 이를 위해 쓸모없는 자극을 피하고 의식의 내용
다른 한편으로 선정은 ‘정려 (靜慮)’라고 이해되는데, 그 이유 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모든 감관에서 오는 외적 자극이나 지
는 선정은 잘 심려 (心慮)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심려란 ‘진실로 각작용, 인식 등 모든 관념을 제거함으로써 마음이 어떤 대상
잘 안다[實了知義]’는 뜻으로, 유부에서는 지혜를 심려의 본질 도 갖지 않고 하나의 집중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반면 식
로 보았다. 『구사론』에서 정려를 뛰어나다고 보는 이유는 그것 별적 통찰이라고 일컬어지는 위빠사나 수행은 기본적으로 집
만이 사정려 (四靜慮)의 각 지분을 포섭하며 지와 관이 균등하 착된 대상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그른 것을 제거하여 진리를
게 작용하여 가장 잘 심려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와 관을 균 이해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진리를 기준으로 모든 측면에
등하게 작용시킨다는 것은 곧 ‘등지 (等持)’로서 삼매의 동의어 서 인식대상마다 동일한 방식으로 사유하도록 훈련하고 그것
로 사용된다. 을 통해 진리를 있는 그대로 알고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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