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18년 3월호 Vol.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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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오래된 미래

               고 보는 것이 무상삼매이다. 그리고 차별상이 없기 때문에 원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보는 것이 무원삼매이다.
 『구사론』의 삼삼매(三三昧)  삼삼매에 대한 논의는 아비달마 교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데, 초기불교의 선정법인 사선정 (四禪定) 외에도 삼삼매를 중요
               하게 다룬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연재에서 살펴보았듯이 사

 글│명법 스님(구미 화엄탑사 주지)  선정은 심 (尋)과 사(司)라는 마음의 작용을 검토하고 검사하는
               미세한 의식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선정의 상태에서

               도 마음은 하나의 상태로 유지되지 못하고 서로 다른 상태로
 ○●○           경험된다. 이 차이가 선정의 단계를 만드는데, 궁극적으로 제4

 세 가지 삼매, 즉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  선에서 심과 사의 활동이 멈추지만 선정의 과정에서 심일경성
 삼매에 대한 논의는 대승불교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나   (心一境性)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는 이미 살펴보았듯이 사마

 매우 이른 시기의 경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증일아함  타와 비파사나의 반복적 수행이 필요한 이유였다.
 경』 제16권에는 세계를 실체화하고 차별화하여 소유하는 우리  바로 여기서 “선정이 과연 해탈을 가능케 할 수 있느냐”는

 의 본성을 깨닫게 하는 선정수행으로 제시되어 있다.   질문과 “선정이 지혜를 산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공・무상・무원의 세 가지 삼매가 있으니, 공삼매는 모든 법  이 문제는 “사마타와 비파사나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을 모두 공허한 것이라고 살피는 것이며, 무상삼매는 모든 법  문제와 연관된 것이지만 먼저 ‘심일경성’을 획득하는 수행방법
 에 대하여 어떤 상념 (想念)도 없으며, 또한 [상이 없어] 볼 수도   에 대한 논의를 통해 접근해보자.

 없다고 살피는 것이며, 무원삼매는 모든 법에 대하여 원하지도   『구사론』에 따르면, 마음을 평등하게 [等] 유지하여[持] 한 대
 희구하지 않고 살피는 것이다.  상에 전념하는 심일경성, 즉 삼매 [等持, samādhi]는 두 가지로 분

 이 삼삼매는 법을 실체로 보는 관념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류된다. 첫 번째 분류는 지난 연재에서 살펴보았던 유심유사
 집착과 소유욕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공삼매는 아(我)와 아소  (有尋有伺)・무심유사(無尋有伺)・무심무사(無尋無伺) 삼마지이며,

 (我所)가 공하다고 보는 것이며, 공하기 때문에 차별상이 없다  두 번째 분류가 바로 공・무원・무상 삼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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