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18년 3월호 Vol.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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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śūnyatā)삼매란 유신견(有身見)의 두 가지 행상인 아(我) 무원(無願, apraihita)삼매란 진리[諦]를 소연으로 하는 열 가
와 아소(我所)를 대치(對治)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은 오온으 지의 행상과 상응하는 등지를 말한다. 그 열 가지란 고제의 고
로 형성된 신체를 항상 나[我]라고 집착하고 그것을 자신의 소 (苦)와 비상(非常)이라는 두 행상, 그 원인인 집제의 인(因)・집
유물[我所]이라 착각한 결과 업과 번뇌를 일으킨다. 마음속에 (集)・생(生)・연(緣) 및 도제의 도(道)・여(如)・행(行)・출(出)을 말
서 그 집착을 없애기 위해서 두 가지 대치법이 필요하다. 첫째, 한다. 사성제 중 고제의 고와 비상, 그리고 집제는 싫어하고 근
‘나’란 집착에 대해 공의 행상으로, ‘나의 것’이란 집착에 대해 심할 만한 것이기 때문에, 도제는 마치 뗏목과 같아서 결국 버
서는 비아(非我 혹은 無我)의 행상으로 대치한다. 그 결과 이 행 려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소연으로 하는 선정을 ‘무원’
상들과 마음이 원만한 균형상태를 이루면 마음속에 있던 집착 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이 열 가지 행상은 열반을 얻기 위한
의 흔적이 사라지는데 이것이 곧 공삼매이다. 방편에 불과하므로 그것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것들을 비로
무상(無相, animitta)삼매란 멸제(滅諦)를 소연(所緣)으로 하는 소 해탈할 수 있다.
네 종류의 행상, 즉 멸 (滅)・정(靜)・묘(妙)・이(離)와 상응하는 등
지 (等持)를 말한다. 여기서 멸(滅)은 현행(現行)이 상속되지 않
고 상속이 끊어진 것을 말하고, 정 (靜)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
음의 삼독을 소멸하는 것이며, 묘(妙)는 모든 고통이 없어지는
승의 (勝義)의 선, 즉 열반을 의미하며, 이(離)는 모든 고통의 원
인으로부터 떠나 지극히 안온한 것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 상
에 의식을 집중하여 그 상과 마음이 평형을 이루면 색・소리・
냄새・맛・감촉과 남・여, 그리고 생성・유지・소멸이라는 세 가
지 유위 (有爲)의 상이 사라진다. 이 열 가지 유위의 행상이 마
음속에서 사라지면 원인 [因]과 조건[緣]의 제약을 받지 않는 열
반[滅]의 상태가 되고, 이 열반을 대상으로 하는 선정이 일어난
다. 이것이 바로 무상삼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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