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8년 4월호 Vol.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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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고경총서로 만나는 스님 이야기
숨어사는 선비의 일상사라 하겠으나
흰 칼날의 위협에도
선종 제4조 도신(道信)과 뜻을 꺾지 않았다는 소리를
제5조 홍인 (弘忍) 아직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저 하늘 날아가는 붉은 봉황을
바라볼 순 있어도 따라가지는 못하나니
정리│편집부 도신스님이 그런 분이며
자장스님이 그런 분 아닌가?
<운서주굉(雲棲袾宏), 『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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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唐)대 선종의 4조(四祖)인 도신(道信, 580~651) 파두산 봉우리 아래
스님은 황매산(黃梅山)에서 30여 년을 머물렀다. 정관(貞觀, 높은 스님 많이 살아도
627~649) 연간에 태종이 세 번이나 조서를 내려 장안으로 오 어린아이 [五祖弘忍]에게 의발을 전하고
라 했으나 번번이 병을 핑계하고 거절하였다. 황제는 사자에게 게으른 중[栽松道人]에게 도를 전수하네.
칙명을 내려 “다시 일어나지 않거든 그의 머리를 베어 오라.”고
하였다. 스님은 목을 내밀고 칼을 받겠다 하였으나 사자는 차 이렇게 어긋나는 일이라도
마 베지 못하고 이 사실을 아뢰니, 태종은 탄복하여 진기한 보 사람을 찾는 본보기가 되었네
물을 하사하고 그의 뜻대로 따라 주었다. 황제 칙서가 문앞에 이르러도
꼼짝 않고 누워서 답하질 않으셨네.
찬탄하노라.
엄자릉(嚴子陵)이 광무제(光武帝)를 거절하고 많은 중생들이
충노(种老)가 인조(仁祖)를 사양함은 바람 잡고 그림자 쫓음을 염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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