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18년 5월호 Vol.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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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曹溪, 638~713, 육조혜능) 스님께서 열반하시려는 차에 문인 뿐이니 이런 무리는 천 명이나 된다.”
인 행도 (行瑫, 671~759), 초속(超俗), 법해(法海) 스님 등이 물었다. 아! 사슴을 뒤쫓는 자는 산 속에 있으면서도 산을 보지 못
4)
“스님의 법을 누구에게 전하시렵니까?” 하고, 황금을 탐내어 덮친 자는 곁에 있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
“내 법을 받을 사람은 20년 후에 이곳에서 크게 법을 펼칠 는 옛말이 거짓이 아니다. 종밀 스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
자이다.” 지 하택 스님뿐이었다. 그러므로 다른 선사들에 대해서는 시비
“그가 누구입니까?” 를 불문하고 으레 모두 헐뜯었다.
“누구인가를 알고 싶거든 대유령 (大庾領) 꼭대기에서 그물로 “대유령 꼭대기에서 그물로 덮쳐라” 하신 말은 대사께서 깨
덮쳐라.” 5) 달으신 종지를 완전히 드러내 보이신 한마디인데도 이를 억지
로 끼워 맞추려 하고, 회양 스님은 사문 가운데 사문인데도 그
규봉종밀(圭峯宗密, 780~841) 스님이 하택신회(荷澤神會, 684~ 를 한낱 평범한 문도라 하였다. 종밀 스님의 뜻을 자세히 음미
758) 스님을 정통의 전수자로 내세우려고 이 말을 이렇게 풀이 해 보면 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웃음이 나올 뿐이다.
하였다. <혜홍각범(慧洪覺範), 『임간록(林間錄)』>
“재 [嶺(영)]란 높은 것을 말한다. 하택 스님의 성이 고씨(高氏)
이므로, 은밀히 이를 나타낸 것이다.” 6)
한편 남악회양(南嶽懷讓, 677~744) 스님을 깎아내리려고 방계
(旁系) 출신이라고 매도하여 말하였다.
“회양은 조계 문하의 방계 출신으로서 한낱 평범한 문도일
4) 『임간록』이 ‘行瑫’라고 표시한 ‘행도’라는 인물은 혜능(慧能, 638~713)의 문인 법
해 (法海)가 지은 『육조대사연기외기(六祖大師緣記外記)』(T48-362b)에 따르면 혜능
의 아버지 이름이다. 혜능의 문인인 ‘행도’는 『조계대사별전(曹溪大師別傳)』(X86-
52c)에 ‘行滔’라고 표시하였다.
5) 『중화전심지선문사자승습도(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X63-31c).
6) 『중화전심지선문사자승습도(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X63-3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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