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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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산책 1
것이다. 실제로 많은 종교가 그렇게 해 온 것 아닌가.
답을 구하려면 질문부터 해야 한다.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지만, 아는 허공의 달을 보는 것 같네
게 병. 다 필요 없고, 부자에다가 인기인이 되어 늘씬한 미인들에게 둘러싸
여 한평생 흥청망청 사는 꿈을 꾸게 해달라는 사이퍼의 말이 훨씬 더 진 벽송(碧松) 제원(濟園) │ 시인
실 되게 다가오는 저녁이다. 하여튼 여행을 떠나보자. 마음속 깊이 가다보
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사건도 겪을 것이다. 그때마다 그들
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교감하다 보면, 그 속에 무엇이 어떻게 숨어 있 부처님 말씀은 산문(散文)과 운문(韻文)으로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부처
는지 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서 웅크리고 있 님이 살아있을 땐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노트없는 현장강의’
는 참 나를 발견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만 했다. 당시는 ‘문자 없는 구전 (口傳)’이 전통이었다. 오히려 말씀을 남긴
다는 그 자체가 불경스럽게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기억에는 한계가 있
다. ‘들은 말씀’을 한마디도 틀림없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강의 줄
거리만 기억할 따름이다. 기록은 부처님 (기원전 563~483) 입멸 직후 이뤄졌
다. 최초의 경전결집인데, 합송(合誦)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내용이 모두 전
하진 않고 있다.
天上天下(천상천하)
唯我獨尊(유아독존).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그 스스로가 존귀하도다.
三界皆苦(삼계개고)
我當安之(아당안지).
삼계가 모두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으니, 내 기필코 편안케 하리라.
부처님 탄생게 (誕生偈)다. 이 세상에 오신 뜻을 담고 있다. 전 생애를 통
해 일관되게 추구했던 삶의 방향이다. 지금도 유효하다. 인간을 포함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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