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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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오래된 미래
『반주삼매경』과 삼매의 관계
명법 스님 | 구미 화엄탑사 주지
지금까지의 연재에서 ‘삼삼매’ 개념이 초기불교 경전부터 대승불교 이론
서까지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그 역사적 전개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우
리가 살펴보려고 하는 선법의 발전과정에서 “초기대승경전으로 인정되는
『반주삼매경』에서 명상의 방법으로 제시된 ‘불수념(佛隨念, Buddānusmŗti)’과
‘삼매’가 어떤 연관이 있으며, 대승불교에 와서 ‘삼매’, 특히 ‘삼삼매’가 선수
행의 중요한 기준으로 등장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아직 설
명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 그동안 살펴본 『구사론』, 『대지도론』, 『유가사
지론』 등의 논서가 수행자들의 실제 수행과 일치하는가라는 문제를 검토해
보자. 불교 문헌의 실제적인 효용을 묻는 이 질문은 문헌에 기술된 내용이
역사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는 근대 역사학의 믿음을 굳건히 유지
하고 있는 기존의 불교학계에는 낯선 것이지만, 최근 인문학 전반에 걸쳐 이
루어진 근대성에 대한 비판을 학문적 방법론으로 적용한 것이다.
과연 이 이론서들이 수행자들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된 문헌인가
아니면 경량부, 중관학파, 유식학파 등 서로 다른 학파의 입장에 논리적 정
합성을 제공하기 위한 저술인가? 그 판단에 따라 이 문헌들에 나타난 선
수행에 대한 기술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만약 후자의 주장이 옳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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