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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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리어새클러Freer Sackler 박물관에는 마왕과 부처님의 대결을 극적
            으로 연출한 불전도가 있다(사진 3). 중앙의 석가여래는 보리수 아래 앉아 왼
            손으로는 가사 자락을 잡고 오른손은 아래로 향하고 있는데, 이 수인이 바로

            처음 등장하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초기 모습이다. 불전 문학에 서술된

            석가여래와 마왕의 마지막 결전은 과거에 쌓은 공덕의 많고 적음으로 압축
            되고 있다. 석가여래께서는 마왕에게 과거에 쌓은 작은 공덕으로 욕계의 제
            6천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천주天主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마왕은 석가여래에게 반문하였다. “그대의 과거 세상의 공덕은

            누가 증명할 것인가?” 이때 석가여래는 오른손을 뻗어 지신地神에게 말씀
            하셨다. “지신이여, 나의 공덕을 증명하소서.” 지신은 “제가 그것을 증명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왕은 석가여래와의 설전에서 자신






























                   사진 3. 항마성도, 2~3세기, 미국 프리어새클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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