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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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의 세계 2



                       미술로 만나는 부처님 일대기



                                                  유근자 | 동국대 겸임교수·미술사





              불전미술佛傳美術의 유행




              고대 인도의 쿠샨제국에서 1세기에서 4세기 경에 번성한 북인도의 간
            다라 미술은 초기 불교미술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석가여래의 일대기를 표현한 불전미술의 성행이다. 조

            선시대에 그려진 부처님의 일대기 가운데 주요한 여덟 가지 이야기를 그

            린 팔상도의 근원이 간다라 불전미술이기 때문이다.
              북방 유목민이었던 쿠샨인들은 북인도에 정착한 후 평등을 강조한 불교
            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현재는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 산재한 수

            많은 불교 사원지가 이를 뒷받침한다. 간다라의 사원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불탑 중심의 탑원塔院과 스님들의 수행처인 승원僧院으로 구성되어 있
            다. 탑원에는 부처님의 사리탑인 불탑을 크게 조성하고, 대탑 주위에는 감
            실龕室을 마련하여 불상을 봉안하였다. 이 같은 구조의 대표적인 곳이 페

            샤와르 근처에 있는 탁티 바히That-i-Bahi 사원지이다(사진 1).

              스님들의 수행처인 승원의 출입구 근처에는 불상과 불탑을 모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예불 공간으로 삼았다. 지난 6월호에 소개된 라호르박물
            관의 고행상이 발견된 시크리Sikri 사원지에서는, 스님들의 수행 공간인 승

            원에서 열세 가지의 에피소드가 표현된 불탑이 발견되었다. 이 탑은 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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