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P. 105
사실 『구사론』을 이해하는 것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불교에
서는 출가자든 재가자든 『구사론』 공부를 무시(?)하고 바로 유식, 화엄, 선,
천태 등을 공부합니다. 『구사론』에 대한 이해 없이 유식을 공부하면, 유식
은 어렵고 번쇄한 것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그 내용을 이해
하기도 어렵습니다. 『구사론』에 대해 설명할 수 없으므로 유식을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은 우선 『구사론』에 관한 간단한 개론서를 읽어보시기를 권합
니다. 2)
유식 용어는 너무 어려워!
유식에 접근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유식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너
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유식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용어들은 해당 부분에
서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만, 우선은 세친 보살이 유식사상을 30개의
게송으로 간단하게 저술한 『유식삼십송』에 등장하는 독특한 용어 몇 개를
언급해 보겠습니다. 독자 분께서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가 몇 개 등
장하는지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식識, 식전변識轉變, 이숙異熟, 사량思量, 요별경식了別境識, 아뢰
야식, 일체종자식, 훈습, 습기, 종자, 종자생현행, 현행훈종자,
집수執受, 작의作意, 무부무기, 말나식, 아치, 아견, 아만, 아애,
2) 아비달마에 대한 좋은 개론서로, 도서출판 민족사에서 출간된 권오민의 『아비달마불교』나 사쿠라베
하지메의 『아비달마 철학』을 추천합니다.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