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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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에는 그 자취가 지금도 남아있다. 지금은 불상을 만들어 옛날 부처님의
성스럽던 위의威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 들어가서 절을 올리는 자는
누구라도 숙연해지고 삼가고 존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대당서역기』에 기록하고 있다.
마투라박물관에 있는 <사진 3>은 길이가 125cm이고 폭이 23cm로 문門
출입구에 가로놓였던 부재로 추정된다. 중앙에는 동굴 속에 앉아 오른손
을 들어 설법하는 석가여래가 앉아 있고, 향좌측에는 판차시카가 왼손에
악기를 들고 연주하고 있으며, 향우측에는 높은 관을 쓴 제석천이 두 손을
합장하고 설법을 청하고 있다(사진 3-3). 판차시카 뒤에는 합장하거나 손에
공양물을 든 여성들이 뒤따르고 있고(사진 3-2), 제석천 뒤에는 제석천이
타고 다녔다는 아이라바타Airavata라는 코끼리가 등장한다(사진 3-4). 양 옆
에는 상체는 사람이고 하체는 물고기 모습을 한 반인반어半人半魚형 인물
상이 표현되어 있고, 그 옆에는 인류의 행복과 풍요를 상징하는 연꽃이 꽂
힌 생명수가 담긴 항아리가 놓여 있다.
탄생, 성도, 첫설법, 도리천 강하, 열반을 표현한 5상도五相圖
우리에게 익숙한 석가여래의 일대기는 여덟 가지 사건 위주로 표현한
팔상도八相圖이다. 법주사 팔상전 안의 팔상도는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상
[兜率來儀相], 룸비니 동산에 내려와서 탄생하는 상[毘藍降生相], 네 문으로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상[四門遊觀相], 성을 나가 출가하는 상[踰城出家相],
설산에서 수도하는 상[雪山修道相], 보리수 아래에서 마왕의 항복을 받는
상[樹下降魔相],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설법하는 상[鹿苑轉法相], 사라쌍수 아
래에서 열반에 드는 상[雙林涅槃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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