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P. 87
여기서 ‘보디사트바’는 깨달음을 얻기 이전의 부처님을 상징하는 용어
로서의 ‘보살’을 의미한다. 왜 ‘불상’을 ‘보살상’이라고 표현했을까. 이에 대
해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부처를 표현하지 않던 무불상 시대에서 불상시대
로 전환되는 시기에 마투라의 초기 불상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설법하기
이전의 석가여래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명문을 두고 학자들 사
이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마투라에서 1세기경에 나타난 석가여래의 모습은
이 조각상에 잘 담겨져 있다.
‘보디사트바Boddhisattva’라고 표기된 마투라의 초기불상
헬레니즘의 영향이 짙었던 북인도의 간다라와 달리 마투라 지역은 인도
의 전통성이 강했다. 인도 고유의 남신인 약샤Yaksh와 여신인 약시Yakshi
는 생동감 넘치는 조각상으로 인도에서 불상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만들어
졌기 때문에, 마투라 불상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인도인의 미의식이 고스
란히 반영되어 있다. 청년의 맑고 밝은 얼굴은 불상의 상호에 투영되었고,
생기 넘치는 인체의 표현에서도 젊은 기상이 넘쳐난다. 오른쪽 어깨를 노
출시킨 채 왼쪽 어깨 위를 덮고 내려온 옷자락은 젖꼭지와 배꼽이 보일 정
도로 얇고 투명하다.
불상 뒤에는 테두리에 반원이 새겨진 두광頭光과 바깥 쪽에 세 그루의
보리수가 있으며, 보리수 사이에는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찬탄하는 두 명
의 천신이 춤추듯 위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돈황석굴의 벽화 속 비천과 통
일신라시대의 상원사동종과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여성형의 비천과는
다른 남성형이다. 불상의 좌우에 손에 불자拂子를 든 두 남성이 서 있는 것
은 간다라 불상의 좌우에 보살상이 등장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