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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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주’의 합송은 잔잔한 파도를 몰고 오는 물결처럼 음률의 조화를 이룬
            다. 또한 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 탓에 신도들이 입은 법복 등줄기에 땀
            자국이 크게 번지는데도 자리를 이탈하거나 쉬어가는 모습이 전혀 눈에 띄

            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회향게回向偈를 마치니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

            요된다. 그리곤 잠시의 휴식이 주어진다.


              조화로운 능엄주 합송




              이것이 아비라 기도다. 아비라 기도는 백련암의 대표적인 기도법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이 한국전쟁 당시 고성 옥천사

            에 머물고 계실 때 참전한 아들이 실종돼 찾아 온 신도에게 스님은 3천배
            를 시키셨다고 한다. 성철 스님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낙담과 절망을 호소

            하는 신도들에게 “우리가 받은 모든 고통과 악업은 과거생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지어 온 업장業障의 과보”라면서 “아비라 기도는 업장을 풀고, 화두
            참선하는 몸을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안정사 천제굴과 파계

            사 성전암에서도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삼천배와 능엄주 독송, 아비라 기

            도를 가르치셨다. 스님은 또 몇 차례 산문을 열어 대중들에게 아비라 기도
            를 가르치며 기복적祈福的 요소가 많았던 한국불교의 기도법을 실천과 수
            행기도법으로 이끄셨다. 훗날 백련암에 주석하시면서 본격적으로 아비라

            기도를 연례적으로 정기화한 것은 1967년이다. 그러므로 올해가 51주년

            이 되는 셈이다.
              아비라 기도는 108배 예불대참회⇒법신진언 합송(장궤합장 자세)⇒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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