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P. 26
부처님의 탄생은 성도·초전법륜·열반과 함께 부처님 생애의 가장 중
요한 일인 4대사 기념일 가운데 하나이다. ‘보살은 어머니가 서 있는 자세
를 취하고 있는 동안에만 태어나는데 마치 카시kasi 산産 천 위에 놓여진
홍옥처럼 순결하게 태어난다.
마치 설법자가 법을 전하고 난 뒤 조용하고도 서서히 법좌에서 내려오
는 것 같고, 1천 개의 광선을 가진 태양이 황금의 산에서 고개를 내밀며 나
타나는 것 같다. 그처럼 보살은 쉽고도 편안하게 출생하니, 다리는 쭉 뻗
고, 손을 활짝 편 채로, 눈을 크게 뜨고,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기억과 지
혜를 갖추고 탄생하는 것이다.’(밍군 사야도 저·최봉주 역주, 『大佛傳經』 Ⅳ, 한언,
2009, p.30)
무우수 아래에서 태어나는 싯다르타 태자
화창한 봄날 친정으로 향하던 마야 왕비는 룸비니 동산에서 산통産痛을
느끼고는, 나뭇 가지를 잡고 선 채로 아기를 낳았다. 부처님의 탄생은 중
생의 모든 근심을 잠재울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그 나무를 무우수無憂樹라
고 불렀다. 경전을 내용을 반영하듯 간다라의 불전 속 탄생 장면은 일정한
형식을 갖게 된다(사진 2).
무우수 나뭇가지를 오른손으로 잡고 두 다리를 교차시킨 마야 왕비가
화면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마야 왕비의 오른 옆구리에서는 머리에 두
광頭光을 갖춘 싯다르타 태자가 두 팔을 뻗은 채 어머니 태속에서 몸을 내
밀고 있다.
이처럼 오른 옆구리로 태어난 것은 싯다르타 태자의 신분이 크샤트리아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