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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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로 세상 읽기 6



                           처음도 좋고 끝도 좋게



                                                           김군도 | 자유기고가





             목주화상이 한 스님에게 “지금까지 어느 절에 있었는가?” 하고 묻자 그

           스님은 ‘꽥’하고 일갈一喝 했다. 목주가 “이 노승이 자네에게 한 방 맞았군!”
           하자, 그 스님은 또 다시 ‘꽥’ 했다. 목주가 “3할 4할하고 난 이후엔 어찌하

           려 하느냐?” 물으니 스님은 말을 하지 못했다. 이에 목주는 “이 멍청한 놈!”
           하고 후려쳤다.
                        1)



             처음 시작은 화려했으나 갈수록 시들시들해지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 반면 구약성서 『욥기』에 나오는 구절처럼 ‘시작은 미약했으
           나 나중에 창대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결과를 중시

           한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만 좋으면 찬사를 보낸다. 물론 과정이 좋지 않

           으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시작이다. 화려하거나 어설픈 시작으론 목적하는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끝을 처음과 같이 신중하게 한다면 실패하는 일은 없

           다愼終如始則無敗事.”고 했다. 그만큼 시작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  “擧 睦州問僧, 近離甚處. 僧便喝. 州云, 老僧被汝一喝. 僧又喝. 州云, 三喝四喝後, 作·生. 僧無語. 州

             便打云, 這掠虛頭漢.” 『벽암록』 제10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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