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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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큰스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을 가지고 계셨습니
            다. 한국불교가 일제강점기를 지나오며 너무 세속화·미신화 되고 뒤떨어

            졌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충격을 받은 분이 바로 큰스님입니다. 그래서 당

            신이 직접 새로운 지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온갖 자료를 수집하셨습니
               2)
            다.”
              스님은 경전을 두루 섭렵하면서 정법을 펼쳐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셨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요, 이 세상이 본래 구원
            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습니다.’란 구절도 정법으로 나아가야 한
            다는 스님의 확고한 신념에서 나온 표현이다.

              만일 부처님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이라면 신神에 다름 아니다. 그

            렇다면 부처님은 기도와 기복祈福의 대상이다. 때문에 스님은 부처님이 사
            바세계에 나투신 것은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
            셨다’고 한 것이다. 구원되어 있음을 알려면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정법에로 나아가는 길이다.

              셋째로 성철 스님의 법어는 역설逆說의 미학美學이 수반되고 있다. 기존
            인식과 관념을 뒤집는 메시지가 일품인 스님의 법어는 그래서 진한 울림
            으로 다가온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다’, ‘겉모습만 보고 불쌍히 여기

            면, 이는 상대를 크게 모욕하는 것이다.’ 등의 표현은 일반적 상식을 뛰어

            넘는 것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2)  『성철 큰스님을 그리다』, 유철주 지음, 장경각, 2018,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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