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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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습니다.
이렇듯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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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길이길이 축복합시다.
한국불교 현대사에서 성철 스님은 ‘살아있는 부처’로 불렸다. 그의 수행
이력과 해박한 경전 해석은 선禪과 교敎에 두루 통달한 경지를 보여주는 것
이었고, 걸림 없이 자유로운 산사생활의 모습은 ‘생불生佛’로 비쳐진 게 당
연한 일이었다.
성철 스님은 1980년 10·27법난法難으로 망신창이가 된 한국불교의 상
황에서 종정宗正직을 수락했다. 위기의 한국불교가 새 활로를 찾기 위해선
성철 스님이 종정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고 스님도 끝까지 거절
만 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이듬해 1981년 1월 6대 종정에 취임한 스님은
그러나 종단 일에는 전혀 간여하지 않았다. 다만 종정으로서 해마다 신년
법어와 봉축법어를 발표했을 뿐이다.
스님의 법어는 세간에 나올 때마다 국민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
다. 언론에서도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인지하고 스님의 법어를 앞 다
투어 보도했다.
법어는 말 그대로 법어다. 딱딱한 경전말씀이고 때로는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성철 스님의 법어는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인기를 끈다.
이유는 무엇일까?
1993년 음력으로 9월20일, 스님께서는 세연世緣을 접고 본지환처本地還
1) 성철 종정 초파일 법어, 1982년 음력 4월 초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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