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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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다. 즉 “중간 근기의 선비는 진리를 들으면 옳은가 옳지 않은가 의

            심하고, 낮은 근기의 선비는 진리를 들으면 크게 비웃어 버린다. 비웃음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진리는 진리가 될 수 없다.”라는 이 말이 존재의 참

            모습을 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듣고 믿음을 내는 사람을 얻기는 실로 쉽
            지 않다. 그래서 동정불이의 진리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③ “近而不可知者, 其唯物性乎?” 此歎不唯信根之難, 而眞常之法, 其實
            難信難解也. 以其觸目皆眞, 目對之而不覺, 可不哀歟? “然不能自已, 聊復

            寄心於動靜之際, 豈曰必然? 試論之曰.” 此言作論之意, 爲愍迷者, 悲興於
            懷, 不能自已, 聊爾寄心於動靜之間, 以明動靜不二之言, 以曉迷者, 然非

            敢謂必然, 但試論之耳.
              ③ “알기 쉬울듯한데 알기 힘든 것이 바로 사물의 본성(동정불이의 도

            리)이라네!” 이것은 진리를 믿는 높은 근기를 지닌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만 탄식한 것은 아니다. 사실 ‘진정하고 변함없는 가르침’ 그

            자체를 믿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 말에는) 들어있다. 그래서 마주치
            는 것이 모두 진리이지만 눈으로 보고도 깨닫지 못한다. 어찌 슬프지 아니

            한가? “그렇지만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해, 간략하게나마 움직임과 움직이
            지 않음의 관계  도리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어찌 내 말이 반드시 옳다

            고 하겠는가! 시험 삼아 말해 보겠다.” 이는 「물불천론」을 지은 의도를 드
            러낸 말이다. 미혹된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마음에 비심悲心을 일으켜 자

            기도 모르게 간략하게나마 ‘동정불이動靜不二’를 설명해 동정불이의 이치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미혹된 사람들을 일깨우겠지만 (논주의 말이) 반드시 옳

            다고 감히 장담할 수 없기에, 다만 시험 삼아 말해볼 따름이다.


             활인검   2012년 6월 북경대 철학과에서 북송 선학사상 연구로 철학박사학위 취득. 2018년 6월 중앙
             민족대 티벳학연구원에서 티벳불교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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