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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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①[8] 夫以名求物, 物無當名之實; 以物求名, 名無得物之功. 物無
當名之實, 非物也; 名無得物之功, 非名也. 是以名不當實, 實不當名. 名實
無當, 萬物安在? 故《中觀》云: “物無彼此.” 而人以此為此, 以彼為彼. 彼亦
以此為彼, 以彼為此. 此、彼莫定乎一名, 而惑者懷必然之志. 然則彼此初非
144)
143)
有, 惑者初非無. 既悟彼此之非有, 有 何物而可有 哉? 故知萬物非真,
145)
146)
147)
假號久矣. 是以《成具》立強名之文, 園林 託 指馬之況 . 如此, 則深遠
之言, 於何而不在? 是以聖人乘千化而不變, 履萬惑而常通者, 以其即萬物
148)
149)
150)
之自虛, 不假虛而虛物 也. 故經 云: “甚奇世尊! 不動真際 , 為諸法立
151)
處 .” 非離真而立處, 立處即真也.
[10] ①[8] 무릇 이름으로 사물을 찾으면 사물에는 이름에 적합한 실체
實體는 없다. 사물에 입각해 이름을 추구하면 이름에는 사물에 들어맞는
공능功能은 없다. 사물에 이름과 맞는 실체가 없기에 ‘진실한 사물’은 아
니다. 이름에 사물과 들어맞는 공능이 없기에 ‘참된 이름’은 아니다. 그래
143) 여기서 유有는 대명사로 ‘어느, 어떤’이라는 뜻이다.
144) 여기서 유有는 동사로 ‘있다, 존재하다’는 의미다.
145) 원림園林은 『장자』의 저자 장주莊周를 가리킨다. 그가 한 때 칠원이라는 원림을 관리하는 ‘칠원리漆園
吏’를 역임했었기 때문이다.
146) 탁託은 ‘빌리다, 의지하다’는 의미다.
147)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말이다. 원문은 “以馬喩馬之非馬, 不若以非馬喩馬之非馬也.”이다. “말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은 말이 아닌 것을 가지고 말이 말 아님을 밝히는 것만 못하다.”
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각자가 자기 나름대로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이것과 저것에 대한 구
분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확연히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148) 각주 125·126번의 ‘패공敗空·재할宰割’과 같은 의미다. ‘사물을 끝까지 분석한 다음 공空하게 만든
다’는 뜻이다.
149) 『방광반야경』을 가리킨다.
150) 진제眞際의 제際에는 ①지극·궁극. ②끝 등의 의미가 있다. 진제는 진리의 경지, 절대의 경지, 진
실궁극의 깨달음 그 자체라는 뜻. 진여眞如와 상통한다. 여기서는 ‘진리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공성을 체득할 수 있는 바로 그 자리’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하다.
151) ‘입처立處’는 ‘서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사물의 본성을 관찰하는 바로 그 자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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