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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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깨달음을 얻었고, 현각 스님도 숟가락 하나 들 힘도 없었는데 3천배

            를 해서 병을 치유하셨잖아요. 청견 스님도 사고로 온 몸이 망가져 삼배
            를 할 처지도 못되었으나 조금씩 절을 하기 시작해 오늘날 절 수행지도자

            가 될 만큼 건강해지셨어요. 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절을 하면 반드시 회복하시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다. 이번 음력 설을 지내면서 안부를 물었다. 녹슨
            로봇처럼 하체가 펴지지 않는 몸 상태라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걸렸던 터

            라 절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인지 궁금했다. 그녀는 이런 답을 보내왔다.
              “덕분에 뜻깊은 명절을 보냈습니다. 설 아침, 정릉에 있는 경국사라는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서 저의 반려자와 108배를 올렸습니다. 진심을 다
            해서. 새해부터 시작해 한 번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108배를 기를 쓰고 한

            덕분에 지금은 어려움 없이 하루를 108배로 시작하고 있어요. 아침공기
            마시며 절에서 하는 108배는 아무런 힘듦도 없이, 아니 신기하게도 몸이

            종잇조각처럼 가볍게 훨훨 날면서 했어요. 좋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작
            가님 덕분입니다. 저의 선지식이십니다. 108배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써 보려고요. 제가 직접 몸으로 겪은 체험이기에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그게 곧 제가 할 수 있는 보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08배 예찬론자로 자처하고 있는 나로서 이보다 더 감사한 편지가 있
            을까 싶다. 이처럼 감동적인 제2, 제3의 독후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더 많이 받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박원자   불교 전문 작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중국 문학을 전공했고, 동국대학교 역경위원을 역임
             했다. 108배를 통해 내면이 정화되고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면서 108배 예찬론자가 되었다. ‘불
             교입문에서 성불까지’를 지향하는 인터넷 도량 금강카페(cafe.daum.net/vajra) 운영자로 활동하
             며 도반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1박2일 정진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인홍 스
             님의 일대기를 다룬 『길 찾아 길 떠나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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