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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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옷을 선택하거나, 시간에 맞춰 버

            스나 지하철 타는 지극히 단순한 일도 사실은 내 뜻대로 하는 게 아닙니
            다. 옷 선택에서는 날씨, 타인의 시선, 가야 할 자리의 성격 따위가 나의

            뜻을 조종합니다. 버스나 지하철 시간은 오로지 그쪽 사정에 나를 맞춰야
            합니다.

              세상살이, 참 어렵습니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선 세상에 온 것 자체가 그렇습니다. 내 의지는 조금도 끼어들지 않았

            습니다.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일어난 사건, 사고, 재해로 불행을 당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모진 놈 옆에 섰을 뿐인데 대신 벼락 맞은 사

            람도 부지기수입니다. 반대의 경우로, 성공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력과 노력, 불굴의 의지 따위에만 돋보기를 대지만, 실패한 다수의 사

            람들 가운데 그보다 더 뛰어난 실력과 노력, 의지를 갖춘 이들도 많습니
            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결정적 계기나 기회가, 우연이나

            전화위복의 형태로 찾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행운’이라는 말 말고는 설명
            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하늘이 도왔다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슬
            아슬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자동차 운전에 국한시켜 봐도 식은땀

            나는 상황들이 줄줄이 지나갑니다. 역시 행운이라는 말 말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세상살이 참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안 될 일도 되게 해 주는 보살, 관세음


              대승불교를 지탱하는 기둥은 ‘보살ʼ일 것입니다. 보살승菩薩乘이 곧 대

            승大乘입니다. 대승을 표방하는 한국불교에서는 보살신앙도 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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