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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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독후감을 전해온 사람은 이 책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이교도(기독교)인

            이었다. 현재에 온전히 집중할 때 행복할 수 있음을 일깨어주어서 고맙다
            고 인사를 해온 그녀는 봉정암 삼보일배를 함께 했던 도반의 직장동료였

            다. 몇 해째 일 년에 한 번 삼보일배로 봉정암에 오르고 있는 사십대 중반
            의 두 아이 엄마. 물론 매일 절을 하지는 않는다. 그녀에게 물었다. 책을

            보고 난 느낌 두 가지만, 짧아도 괜찮다는 나의 말에 그녀는 이렇게 답을
            보냈다. “우선 저부터 절을 해봐야 할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와요. 그리

            고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지인이 생각나요.”
              야호, 정말 내가 듣고 싶었던 말 아닌가. 내 뜻이 잘 전달된 것 같아 정

            말 기뻤다. 두 번째 독후감을 보내온 사람은 나의 오랜 도반. 저 멀리 영
            천에 사는 분으로 꽤 긴 독후감을 보내왔다. 20여 년 정도 해오던 절을 몇

            해 전 아들의 취업을 앞두고 1080배 백일기도를 끝으로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는 다시 하루 108배를 시작

            했다는 내용이었다. 여태껏 해온 나를 위한 기도는 그만하고, 이제 깊은
            참회와 함께 남을 위한 절을 하겠다는 것이다. 조금 한 절을 가지고 마치

            혼자 다 한 것처럼 이제 절은 그만하자고 했던 자신에게 이 책이 호된 죽
            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출간 후 독자들과의 소통



              새벽에 일어나 평생 매일 108배 참회기도를 하시던 성철 큰스님께 시

            봉하던 스님이 물었다. “큰스님 무슨 큰 죄를 지으셨기에 그렇게 평생토
            록 참회의 절을 하십니까?” 이에 큰스님이 간단히 답하셨다. “자신이 지

            은 죄만 참회한다면 수행자라 할 수 있는가? 남이 지은 죄도 참회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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