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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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은 편안해집니다.

             세 번째로 의식은 언어를 사용하여 개념적 사고[생각]를 하는 마음입니
           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아리스토털레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파스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특
           징을 가장 잘 규정짓는 말은 ‘생각[사고]’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자

           신의 생각을 몸동작, 표정으로 의사소통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동물
           과 달리 의사소통 수단으로 언어[말과 글]를 사용합니다.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활동을 통해 인류 문명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언어와 생각
           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모든 사고는 언어를 사용하여 이것저것 생각하고 고
           민하며 타인과 언쟁을 벌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언제나 ‘언어에 의한

           유희遊戱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유식에서는 ‘언어대
           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이 세계에는 실체로서의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려 의식에 의한 무의미한 ‘언어의 유희’로부터 벗어나자고 합
           니다. 이런 의식을 벗어나 획득한 지혜를 묘관찰지妙觀察智라고 합니다.

           여기서 오묘[妙]하게 관찰觀察한 지혜[智]란 사실을 사실 그대로[여실지견如
           實知見] 관찰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즉 잘못된  견해 즉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진실된 견해인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 부정不淨으로 보는 것입니다.



             의식 - 언어를 동반하여 사고하는 마음



             우리는 말[언어]대로 ‘나’와 ‘사물’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과연 나와 사물은 존재할까요? 예를 들어 봅시다. 제가 어떤 사람에게 “손

           을 보여주세요”라고 하고서 “이 손은 누구 손입니까”라고 물으면 ‘내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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