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P. 96
『백일법문』 해설 71
꼰대와 설청전수說聽全收
서재영 | 불교학자
요즘 젊은이들이 잘 쓰는 말 중에 꼰대라는 말이 있다.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잔소리하고 가르치려 드는 사람
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점에
서 이 말에는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꼰대라는 말은 나이든 사람
과 젊은 사람, 가르치는 사람과 따라야할 사람이라는 차별적 인식이 낳은
폐단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꼰대의 차별과 설청전수의 평등
그렇다면 정말 나이가 많은 것만으로 지혜롭고 젊은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아마 농경사회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지혜는
어른들의 경험과 지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
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나이와 연륜이 곧 풍부한 지식이나 지혜로움
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대에 와서는 나이 든 사람들은 세상을
움직이는 첨단의 지식과 시대적 흐름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더 많다.
세상이 이렇게 달라졌는데도 나이가 많다거나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훈
계하고, 권위를 세우려는 사람에게 젊은이들이 붙인 꼬리표가 꼰대라는 말
이다. 소위 꼰대로 불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더 많은 경륜과 지혜를 갖고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