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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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세계에 즉시 왕생하느니라.
아미타불을 간절히 부른다는 것은[집지명호執持名號] 마음을 하나로 모아
어지럽게 않게 하는 일[일심불란一心不亂]입니다. 사실 ‘일심불란’하기란 쉽
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아미타불’을 부르라는 것이겠지요.
일심불란. 참학자의 삼매와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정녕 일심불란
의 경지란 화두를 타파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 일이 어찌 쉽겠습니까.
요즘 전 세계적으로 호응 받는 명상 수행법인 ‘마음챙김’의 이론가이자
임상가인 크리스토퍼 거머는 ‘일심불란’의 경지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털
어놓았습니다. “마음챙김은 어렵지 않다. 마음이 끓임 없이 방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낙담해서는 안 된다. 그게 마음의 속성이니까. 방
황하는 마음을 결국 인지하게 되는 것도 또한 마음의 속성이다. 역설적이
게도, 마음챙김을 하게 되는 때는 마음챙김을 못했다고 낙담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마음챙김 수행을 완벽하게 하기란 불가능하며, 또한 실패하려
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것을 ‘수행’이라도 부르는 것이다.” 정토문의
수행관을 바탕에 둔 견해가 아닐까 하는 착각일 들 정도입니다.(『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크리스토퍼 거머 지음, 서광 스님 옮김, 더퀘스트.)
어렵지 않기로 치면 칭명염불이 으뜸이겠지요. ‘나무아미타불’ 하고 부
르는 일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일심불란은 어렵
더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아미타불을 염해야 하는 것이겠지
요. 그렇게 하면 염불 행위가 곧 ‘일심불란’일 것입니다. 간절한 염불은
의정이 순일한 것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자력문, 타력문이라는 것도
결국은 둘이 아니겠지요.
용수 보살은 “불법에는 무량한 문이 있다. 세상의 도에 어려운 것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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