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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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깨달음의 문 즉 성도문聖道門, 후자는 아미타불의 힘으로 정토에 태

            어나서 깨달음을 이루는 길 즉 정토문淨土門입니다. 행하기 어려운 길이
            라 하여 난행도難行道, 행하기 쉬운 길이라 하여 이행도易行道라고도 불립

            니다. 정토문을 쉬운 길이라 하는 것은 ‘나무아미타불’만 부르면 극락에
            왕생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과연 쉽습니다. 정말 그럴까요?(이 문제

            에 대해서는 뒤로 미루겠습니다.) 그런데 한국불교는 왜 쉬운 길을 두고 자력
            문만을 내세울까요? 염불은 아예 둔한 근기의 하열한 사람들만 하는 것

            으로 치부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신도들의
            기도는 염불이 주를 이룹니다. 스님들이라 하여 크게 다르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깨달음만 강조합니다. ‘마음’을 보라고, ‘참나’를 찾
            으라고 채근합니다. 집단적 자기기만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집지명호執持名號’, ‘일심불란一心不亂’


              정토교의 근본 경전 가운데 하나인 『아미타경』의 핵심은 ‘집지명호執持名

            號’, ‘일심불란一心不亂’입니다. ‘아미타불의 이름 부르기를 간절히 하여’ ‘마
            음을 하나로 모아 어지럽지 않게 하라’는 것입니다. 경전을 보겠습니다.



                사리불이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에 대한 말씀을 듣고

                그 이름을 기필코 놓지 않고 불러 하루나, 이틀이나, 사흘이
                나, 나흘이나, 닷새나, 엿새나, 이레 동안 마음을 하나로 모아

                어지럽지 않게 하면[일심불란一心不亂] 그 사람이 운명하려 때 아
                미타불께서 여러 성인들과 함께 그를 마중하시니라. 마침내

                그의 목숨이 다해도 그의 마음은 전도되지 않아 아미타불의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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