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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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겠노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사위성 최고의 부자 상인 급고독 장자가 황금을 가져다 동산에 깔기 시
작하자 제따 태자는 그 이유를 물었다. 급고독 장자는 부처님과 그 제자
들을 위해 절을 짓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제따 태자는 급고독장
자에게 동산을 주기로 약속하고, 동산의 입구는 자신이 문을 세우고 기원
정사[제따와나라마, Jetavanārāma]라는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사위성 사람들은 급고독 장자를 고독한 이들에게 물자를 공급해주는 사람
즉 아나타삔다까[Anāthapiṇḍika, 급고독給孤獨] 장자라 하고, 제따 태자의 동산
에 세운 절을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 또는 기원정사라 불렀다(사진 1).
급고독 장자가 기원정사를 부처님께 보시한 이야기는 기원전 1세기 경
에 제작된 성도지 보드가야 대탑(사진 2)과 바르훗 대탑의 난간에 잘 표현
되어 있다(사진 3-1, 2). <사진 2>는 보드가야 대탑을 보호하는 울타리에
표현된 것으로 네 그루의 나무는 제타 태자가 소유한 동산을 상징한다.
두 명은 동산에 황금을 깔고 있으며 황금을 운반하는 인물은 황금 바구니
를 어깨에 맨 채 힘겨운지 왼손을 허리에 대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 3-2>는 바르훗 대탑 난간에 표현된 것으로 오른쪽에는 제따 태
자의 동산을 암시하는 세 그루의 나무와 급고독 장자의 황금을 실은 수레
를 끌고 왔던 두 마리의 소가 주저앉아 있다. 황금을 동산에 깔고 있는 두
명의 인물은 서로 마주보며 앉아 있고, 두 명은 수레에 실린 황금을 동산
으로 운반하고 있다. 주인공인 급고독 장자는 화면 중앙에 두 번 표현되
었다. 소 뒤에 선 채로 가슴에 오른손을 얹고 있는 인물과 보시를 상징하
는 황금주전자를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이 급고독 장자이다. 왼쪽의 아치형
건물과 나무는 부처님을 상징으로 나타낸 것이며, 아치형 건물 뒤에는 6
명의 천신들이 급고독 장자의 보시를 찬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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