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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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아이는 마땅히 전륜성왕이 되어 화씨성[花氏城, 오늘날의 파트나]에서 법
을 다스리는 아서가阿恕伽라는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사리를 나누
어 8만4천의 보탑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할 것이
다.” 이 이야기는 『아육왕전』 제1권에 전하는 것으로, 아서가왕은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마우리야 제국의 아소카왕을 의미한다.
어린아이가 흙을 보시한 이 이야기는 중국의 운강석굴을 비롯한 여러
석굴 사원과, 불탑의 표면에 즐겨 새겨지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였다. 또
한 우리나라 『삼국유사』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소카왕이 전생에 어린 아이였을 때 부처님께 바친 흙에 대한 이야
기는 『아육왕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도 보인다. 특히 『아육왕경』 제2권
에는 우파굽다를 만난 아소카왕이 그의 몸이 부드러움을 찬탄하자 “나
는 수승한 공양으로써 불·세존께 공양했으나 왕이 흙[모래]으로 여래께
받들어 보시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한 이야기가 있다. 아소카왕
은 “나는 옛날에 아이의 마음으로 흙[모래]을 부처님께 바침으로써 복전福
田을 만났으며 이 때문에 지금의 왕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대화는
아소카왕이 부처님께 흙[모래]을 보시한 공덕으로 현재의 왕이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간다라 불전미술 가운데 어린아이가 부처님 발우에 흙을 보시하는 에
피소드를 표현한 작품은 여러 점이 남아 있는데, 아소카왕의 전생담이 아
니라 쿠샨제국 카니시카왕의 전생 이야기를 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
키스탄의 스와트박물관에 소장된 「어린아이의 흙 보시」 불전도(사진 4)는
중앙에 발우를 내민 부처님과 삼각형의 모자와 원피스를 입고 흙을 보시
하는 어린 아이가 표현되었다.
옷을 입지 않은 합장한 어린 아이와 아이들의 어머니로 짐작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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