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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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괴로움에 휩싸인 삼계 내 마땅히 안온하게 하리라

                [일체개고一切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경전에서는 위와 같이 부처님 탄생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한 장
            면 한 장면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서 일단 ‘구룡

            천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룡九龍은 물을 다스리는 수신水神이기 때문이
            다. 아기 부처님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첫 일성一聲에 대한 견해가

            분분한데, 나는 여기에서 아我는 부처님 당신 자신만을 뜻하는 게 아닌,
            우리 인류, 보편적인 모든 중생을 뜻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또한 아홉

            마리의 용이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킬 때 육체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중생
            의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심도 씻어내는 상징이라고 생각

            한다.
              2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새벽마다 도량석에서 ‘도량청정무하예 삼보

            천룡강차지’를 외우는 것도,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각 사찰에서 초
            파일 봉축법회를 봉행하면서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불을 목욕시키는 관욕

            의식을 행하는 것도, 망자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천도재를 지낼 때 관
            욕을 하는 것도 다 구룡천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본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매우 중요하다. 불자라면 누구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아기 부처님의 일성을 되새기며 나와 남, 모든 중생의 존귀함을

            배우고,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 주고 안온케 해 주겠다는 발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구룡이 아기부처님을 씻겨주듯이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맑힌다면 건강이라는 결실은 당연히 얻어지기 마련이다.
              『세수경洗手經』에서는 뼛속까지 청정하게 한다는 마음으로 몸을 씻어내

            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지라 이 마음을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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