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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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와닷타의 항복 - 시무외인施無畏印
시무외인은 모든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오른손은
위로 올려 선서를 하는 듯한 자세를 하고 있다. 시무외인의 유래는 데와
닷타Devadatta의 에피소드에서 유래된 것으로 술 취한 코끼리로 하여금
부처님을 공격하게 한 ‘취상조복醉象調伏’에 연원을 두고 있다. 이 장면은
고대 인도나 간다라 불전도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간다라 불전도에는
석가여래께서 오른손을 내밀어 우리에서 나오는 날라기리 코끼리의 머리
를 쓰다듬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사진 9). 코끼리를 조복시키는 손을 위
로 들면 시무외인이 된다. 이외에도 부처님의 사위성에서 이교도들을 항
복시키기 위해 신통 변화를 보이는 장면에서도 사용되었다(사진 10).
시무외인은 선정인과 함께 초기 불상에 가장 많이 표현된 수인이다.
모든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것은 결국 부처님의 설법으로 가능했기 때문
에 시무외인은 간다라에서 석가여래의 첫 설법 장면에는 설법인으로,
술 취한 코끼리와 이교도를 항복시킬 때는 시무외인으로 표현되었던 것
이다.
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구」
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교 예술
대학 겸임교수, 강원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
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
라에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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