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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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7호                      ‘이해理解’와  ‘이해利害’는  쌍둥
              『조주록』 읽는 일요일 7
                                           이다. 독음이 같은데다가, 앞쪽의
                                           ‘리’가 두음법칙으로 인해 음운이

                                           ‘이’로 변한다는 사실까지 똑같다.
            ‘이해’의                          내가 알게 된 처음의 이해는 ‘이해理

             두 가지 면                        解’였다. 나중에 ‘이해利害’라는 단어
                                           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

                                           각각의 배움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곰글
                                           이뤄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어
            불교작가
                                           렴풋이, 理解에 대한 이해는 그저 공
                                           부만 하면 되던 시절의 지식이고 利

                                           害에 대한 이해는 ‘내 삶은 결국 내
                                           가 책임져야 한다’는 각성이 일어났

                                           던 때의 지식이라고 기억한다. 때 되
                                           면 시험을 보기만 하면 되는 나이에

                                           는 理解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수시로 시험에 ‘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면 利害에도 밝아야 한다. 여하튼
                                           이해에는 理解 말고도 利害라는 것

                                           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의 무엇이
             곰글    1975년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든 이해할 수 있다. 누군가를 증오하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9권의 불서佛書를 냈다.                 면 그의 무엇이든 이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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