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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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칭찬이 될 수는 있어도 영원히 가지는 못한다. 내 가슴을 먼저 울

            리고 나오는 말이라야 진정성이 있다. 이러한 말이 상대방을 감동시키고
            나를 신뢰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가슴으로 말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듣기’에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
            어줄 줄 아는 사람이 가슴으로 말할 수 있는 법을 안다. 사람들은 일반적

            으로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왜 그럴
            까? 정서적인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느끼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이

            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면 슬픔이 위로가 되고 분노감이 해소된다. 나의
            말을 경청해주는 그 누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자기 존재에 대해서도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듣기와 관련해 꼭 주의해야 할 대목이 있다. 가슴이 아닌 입으

            로 하는 말 가운데 나에게 듣기 좋은 말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다. 『채근담菜根譚』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자신의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

            고, 마음에 항상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사람마다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
            게 되므로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주는 구실을 한다. 그러나 만일 들리

            는 말마다 항상 자신을 기쁘게 하고, 하는 일마다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
            다면 이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해롭게 만든다. 이의 이해를 돕

            는 우화寓話도 전해주고 있다. 어느 날 여우가 길을 가다가 까마귀가 고
            깃덩이를 입에 물고 날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잔꾀의 대가 여우는 까마귀

            가 물고 있는 고깃덩이가 탐났다. 여우는 재빨리 까마귀가 있는 길 옆 나
            무로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까마귀님의 그 까만 외투는 정말 아름다워

            요.” 여우는 아첨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까마귀님의 까만 외투도 아름답
            지만 노랫소리는 더욱 아름다워요. 난 언제나 까마귀님의 노랫소리를 들

            으면 마음이 몹시 즐거워진답니다.” 까마귀는 계속 치근대는 여우가 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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