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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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수(受, vedanā)란 받아들이는 작용, 즉 감수 작용

           을 말합니다. 그래서 『성유식론』 등의 주석서에서는 대상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인 ‘영납領納’이라고 주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외

           부로부터 센스데이터를 받아들이는 경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다시 말해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감각이나 감정(싫어

           함, 좋아함, 취미)을 가지고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아빠, 엄마, 딸
           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합시다. 아빠는 슬퍼서 울고, 엄마는 담담하게

           보고 있고, 딸은 전혀 슬픈 기색이 없다고 합시다. 동일한 현상에 똑같이
           반응해야 하는데, 왜 3명의 반응이 다를까요? 3명 모두 객관적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관적인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수’의 작용에 의해 인간의 개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수受를 삼수三受와 오수五受로 나눕니다. 삼수는 고苦·락
           樂·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닌 것[사捨]을 말합니다. 한편 오수는 고·락·

           우憂·희喜·괴로움도, 즐거움도, 슬픔도, 기쁨도 아닌 것[사捨]입니다. 오
           수 중에서 고와 락은 감각의 영역이고 우와 희는 정신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식識과의 관계로 말하면 고와 락은 전오식, 우와 희 그리고 사捨
           는 제6 의식의 활동에 속합니다. 이중에 아뢰야식과 상응하는 것은 오직

           사수捨受뿐입니다. 그래서 세친 보살은 『유식삼십송』에서 아뢰야식은 “오
           직 사수와 상응한다[相應唯捨受].”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수受는 우리들의

           인식 성립 과정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nam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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