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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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심과 심소를 대상에 접촉시키는 것을 본성[體性]으로 삼고, 수·상·
5)
사 등의 의지처가 되는 것을 작용으로 삼는다.” 라고 주석합니다. 그리고
호법보살의 저작이자 법상종[중국에서 성립한 유식종파]의 소의 논서인 『성
유식론』(『대정장』31, p.11b16)에서는 “촉이란 삼이 화합하여[三和] 변이變異로
분별한다. 심과 심소를 대상에 접촉하게 하는 것을 본성으로 하고, 수·
6)
상·사 등의 의지처가 되는 것을 작용으로 한다.” 라고 정의합니다.
촉에 대한 주석 내용을 살펴보면, 지욱 스님은 호법 보살의 주석을 거
의 그대로 계승하였으며, 호법 보살은 세친 보살의 주석을 보다 자세하게
풀어서 주석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잘 정리한 『성유식론』에 등장하는 용어
를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삼화三和’라는 것은 감각기관(indriya, 根), 인식대상(viṣaya, 境), 인
식작용(vijñāna, 識)의 3가지 조건[삼三]을 가리키며, 이 3가지의 조건이 접
촉하는 것[화和]을 말합니다. 그리고 ‘변이’란 감각기관[근根]이 대상으로
향할 때 본래의 모습이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분별’이란 ‘닮다’[상사相
似]라는 의미로 인식작용[식識]이 감각기관[根]의 변화와 닮는다는 것입니
다. 예를 들어 한증탕에 들어가면 더운 열기[인식대상]가 피부[감각기관]에
닿아 피부가 열기를 감지합니다. 그리고 피부의 변화에 따라 덥다는 것
[인식작용]을 느끼게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이 어떤 것을 안다[인식]고
하는 것은 감각기관(根, 피부)·인식대상(境, 열기)·인식작용(識, 덥다)의 3
5) 于根境識三和之時. 令心心所觸境. 以爲體性. 受想思等所依. 以爲業用.
6) 觸謂三和. 分別變異. 令心心所觸境爲性. 受想思等所依爲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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