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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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문 앞에 서서 보니 지옥 속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 모습이 하도 고통
스럽게 보여서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개 그 모습을 보
면 ‘아이고, 무서워라. 나도 저 속에 들어가면 저렇게 될 텐데 어떻게 하면
벗어날까.’ 이런 생각이 들 텐데 이 사람은 생각이 좀 달랐습니다.
‘저렇게 고생하는 많은 사람의 고통을 잠깐 동안이라도 나 혼자 대신
받고 저 사람들을 쉬게 해줄 수 없을까? 편하게 해줄 수 없을까?’ 하는 착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을 하고 보니 지옥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 순간 천상에 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입니다.
착한 생각을 내면 자기부터 먼저 천상에 가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회에서도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우리 스님들은 산중
에 살면서 이런 활동에는 많이 뒤떨어지고 있습니다. 오직 부탁하고 싶은
것은 부처님 말씀에 따르는 불공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조석으로
부처님께 예불하면서 꼭 한 가지 축원을 합니다. 그것은 간단합니다.
“일체 중생이 다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일체 중생이 다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일체 중생이 다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세 번 하는 것입니다. 매일 해보면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좋은 것을 느
끼게 됩니다. 절을 한 번 하든 두 번 하든 일체중생을 위해 절하고, 일체
중생을 위해 기도하고, 일체 중생을 위해 돕는 사람, 일체 중생을 위해 사
는 사람이 되어야만 앞에서 말한 부처님을 팔아서 사는 ‘도적놈’ 속에 안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힘써 불공 잘해서 도적놈 속에
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1981년 1월20일, 방장 대중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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