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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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가 서로 싸운다 하면 예수교가 불교를 공격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진리로 보면 그러하지만 실천면에서 보면 거꾸로 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예수교인들은 참으로 종교인다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런데 불교는, 불교인은 예수교인 못 따라갑니다.

              불교의 자비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고 남에게 베푸는 것인데, 참으
            로 자비심으로 승려노릇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남 돕는 사람이 얼

            마나 되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 ‘자비’란,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사회적
            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승려가 봉사 정신이

            가장 약하리라 봅니다. 예수교인들은 진실로 봉사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
            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갈멘수도원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월 초하룻날 모여서
            무슨 제비를 뽑는다고 합니다. 그 속에는 양로원, 고아원, 교도소 등 어

            려움을 겪는 각계각층이 들어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양로원’ 제비를
            뽑으면 1년 365일을 자나깨나 양로원 분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고아원’에 해당되면 내내 고아원만을, ‘교도소’면 교도소 사람만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생활이 기도로 이루어지는데, 자기를 위해서는 기도 안
            합니다. 조금도 안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으로 남을 위한 기도의 근

            본정신인 것입니다. 이것이 종교인입니다. 그들은 먹고사는 것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닭을 기르고 과자를 만들어 내다 팔아 해결한다고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자기들 노력으로 처리하고, 기도는 전부 남을 위해서만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어찌 합니까? 불교에서도 소승이니 대승이니 하는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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