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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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겠습니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불교를 믿든지 예수교를 믿

           든지 자기의 신념대로 하는데, 예수교를 믿으려면 예수를 믿어야지 신부
           나 목사 같은 사람을 믿어서는 아니 됩니다.

             마찬가지로 불교에서도 부처님 말씀을 믿어야지 승려를 따라가서는
           아니 됩니다. 그것은 천당도 극락도 아닌 지옥입니다.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은 부처님 말씀을 중간에서 소개하는 것이지, 내 말이라고 생각하면 큰
           일 납니다. 달을 가리키면 저 달을 보아야지,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 대중도 다 알겠지만 승려란 부처님 법을 배워 불공 가르쳐 주는

           사람이고, 절은 불공을 가르쳐 주는 곳입니다. 불공의 대상은 절 밖에 있
           습니다. 불공 대상은 부처님이 아닙니다. 일체중생이 다 불공 대상입니

           다. 이것이 불공 방향입니다.
             내가 생각할 때는 절에 사는 우리 승려들이 목탁 치고 부처님 앞에서

           신도들 명과 복을 빌어 주는 이것이 불공이 아니며, 남을 도와주는 것만
           이 참 불공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실천할 때, 그때 비로소 우리

           불교에도 새싹이 돋아날 것입니다.



             “일체 중생이 다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남의 종교와 비교, 비판할 것은 아니지만, 예수교와 불교를 비교해봅
           시다. 진리적으로 볼 때 예수교와 불교는 상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것은 일부 학자들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볼 때에도 예
           수교에서 보면 불교가 아무것도 아니고, 불교 측에서 보면 예수교가 별것

           아닐 것입니다. 서양의 유명한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도 “예수교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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