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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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봉안해 왔다.

             쌍둥이 부처님으로 알려진 해인사의 두 비로자나불상은 새로 비로전
           을 건립해 함께 모셔놓고 있다(사진 2, 3). 883년에 조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비로자나불상으로 각간 위홍魏弘과 진성여왕을 표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헌강왕이 그의 조부와 조모를 추복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성했으며 묵서명에 보이는 대각간大角干은 김계명金啓明이고
           비妃는 그의 처인 광화부인光和夫人이라는 설이 새롭게 제기되기도 했다.

           경문왕으로 이어진 왕실의 영원함을 기원하기 위해 해인사 비로자나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비로자나불은 『화엄경』(80권본)의 주불로 ‘바이로차나Vairocana’는 부처
           님의 광명이 어디에나 비춘다는 의미인데 ‘비로자나’로 음역되었다. 뜻으

           로는 변일체처遍一切處, 광명변조光明遍照, 변조遍照 등으로 번역되었다.
             이처럼 광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대광

           명전大光明殿, 대적광전大寂光殿, 비로전毘盧殿이라 한다. 비로자나 부처님
           은 『화엄경』과 밀교의 『대일정경』의 주불主佛로, 해인사의 경우 창건 당시

           화엄종사찰이었기 때문에 주불전이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이다.
             좌우 협시는 석가모니불과 마찬가지로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실천행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이다. 삼신불三身佛일 경우는 법신法身 비로
           자나불의 좌우로 보신報身 노사나불과 화신化身 석가모니불이 배치된다.

           조선시대 불상 가운데 삼신불상이 가장 잘 표현된 곳은 지리산 화엄사 대
           웅전 비로자나삼신불이다(사진 4). 조선시대 불교조각 가운데 보신 노사나

           불이 보살형으로 표현된 유일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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