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P. 97
석남암사에서 조성된 이후 다양하게 나타났다. 고려시대가 되면 비로자
나불의 수인은 깍지 낀 형태인 권인拳印으로 변모되고 조선시대에는 권인
(사진 6)과 지권인(사진 7) 등이 모두 표현된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산청 내원사 비로자나불
산청 내원사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비로
자나불상이 모셔져 있다(사진 8). 아쉽게도 원 소재지인 지리산 자락에서
산청의 마을로 옮겨오면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불상의 뒷면은 깎아내고
말았다. 화강암으로 조성되었지만 쉽게 부서지는 성질 때문에 법당 안의
불상은 현재에도 풍화가 진행되고 있다. 발견 당시 촬영된 사진 속의 부
처님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현재는 부처님의 얼굴 표정은 잘 알 수
가 없다.
766년에 조성된 불상으로 1990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2016년에
국보 제233-1호로 승격되었다. 불상의 대좌에서 발견된 사리호는 부산
시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데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지 이미 오래되었
다. 사리호와 세트라는 의미에서 국보 제233-1호가 되었다.
현재는 내원사에 봉안되어 있지만 원 소재지는 산청의 지리산 자락이
었다. 산봉우리의 거대한 바위 위 절터에서 발견되어 마을로 옮겨졌다가
현 위치로 다시 이안移安되었다. 대좌의 중대석에서 발견된 사리호舍利壺
의 표면에는 15행 136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영태永泰 2년인 766년
에 비로자나불상을 조성해 석남암사石南巖寺에 봉안한다는 내용이다. 불
상을 조성한 목적은 죽은 자의 혼령을 위로하고 불상을 조성하는 공양승
供養僧과 동참자들의 업이 소멸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95